달려오는 차들을 무시하며 무단 횡단하는 도중에도 휴대폰을 확인하는 사람들.
관광객들을 피해 요리조리 피해서 재빨리 자기 갈 길만 가는 사람들.
늘 바쁘게 시간에 쫓겨 한 손에는 커피나 샌드위치를, 한 손에는 서류나 가방을 들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누가 길을 묻거나 잡아 세우려고 하면 노골적으로 눈알을 위아래로 돌리며 지나가는 사람들.
신경질적이지만 날씬하면서도 패셔너블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들에 자주 등장하는 첫 장면 연출 중 하나다.
그리고 이 모습들은 주로 대도시, 그중에서도 패션과 문화의 중심인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머릿속에 처음으로 떠오르는 영화는 역시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되겠다.)
뉴요커들은 특히나 관광객들에게 까칠하기로 악명이 높은 편이다.
입장을 바꿔서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관광객들의 시선에서는
남의 동네, 남의 도시는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고 마련일텐데!!
어쨌든 매일 같은 길을 지나다니는 (그것도 출근 시간이라면 극도로 예민하고
스트레스받은 상태의) 뉴요커들 입장에서는 눈앞에 서서 길을 막고
두리번거리는 관광객들이 귀찮고 얄미울 수밖에 없나보다...
(뉴욕에 처음으로 놀러 왔었던 2005년경에는 내 눈에도 뉴욕 사람들이 죄다 너무 바빠 보이고
불친절하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여기 살다 보면 어느새 관광객 모드에서
현지인 모드로 사고도 전환이 되면서 저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뉴욕에 사는 사람들이 변하고 있다!!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를 꽉 채우고 교통혼잡을 야기하던 관광객들.
꽤 긴 시간 동안 그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모든 비즈니스가 거의 예전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타임스퀘어 부근, 그중에서도 Theater district라고 불리는 브로드웨이 근처는 아직도 저렇게 썰렁하다.
(사진들 참고!)
밤낮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시끄러워야 할 쇼비즈니스의 대명사, 브로드웨이가
이런 모습이란, 사실 몇 달 동안 안쓰러운 마음이 가장 컸다.
지난 3월에 보려던 연극을 예매해둔 상태에서 극장이 갑자기 폐쇄돼서
환불을 받은 경우가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아예 오프닝 공연도 치르지 못하고
어처구니없게 관객들과 만나보지도 못한 경우도 꽤 많았다. (Six Broadway...)
그리고 원래 2달 정도로 예상했던 계획이 크게 수정돼서
현재는 내년 1월까지 공식적으로 모든 브로드웨이 작품들은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심지어 이 폐쇄 기간이 연장되는 사이에 아예 폐막을 할 수밖에 없는 작품들도 수두룩하게 생겼다.
(Beetlejuice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 작품은 나도 진짜 보고 싶었는데!
클로징 공연을 해 볼 여유도 없이 극장에서 짐 싸서 나갔고
그 자리에 맨 중의 맨, 휴 잭맨이 주연으로 나오는
The Music man이 리바이벌로 공연된다고 한다. 과연??)
내년 1월이면 진짜 너무 멀다고 생각했었는데...
날씨가 싸늘해지는 요즘, 사실 이제 얼마 남지 않게 느껴지고,
다만 잠정적으로 발표되었던 1월에서 더 이상 폐쇄기간이 연장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수많은 공연업계 관계자들, 배우들은 어떻게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을지...
비록 남의 일이지만 생각해보면 나까지 암담하기만 하다.)
몇 주 전, 그리고 바로 어제 찍었던 극장가들이 너무 쓸쓸해 보인다.
(사실은 내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사진들이다 보니
필터를 추가하는 바람에 실제보다 약간 더 처량해 보이는 효과가 있기는 하다!!)
어제는 낮에 브로드웨이 쪽에 갔다가 비어있는 극장들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영상으로 남겨보았다.
브로드웨이를 그리워하는 분들, 아직은 뉴욕이나 브로드웨이를 방문한 적이 없지만
뮤지컬이나 극장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여기서 보세요:
www.youtube.com/c/MinsooKay/videos?view=0&sort=dd&flow=grid)
배우들을 비롯한 모든 공연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늘 관크... 장난 아니고 시끌벅적한 관광객들,
그리고 뮤지컬을 좋아하는 현지인 분들 모두 건강한 몸으로
(제발) 내년 1월에는 브로드웨이로 돌아갈 수 있기를!
세상에...
방금 최신 기사 봤는데 내년 (2021년) 5월 30일까지
브로드웨이 쇼 폐쇄하는 것으로 업데이트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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