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살면서 가장 그리운 한국음식 1위는?

한국에 오면 가장 먹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사실 이 질문은 80-90년대에나 어울리는 질문이 되어버렸다.

 

 

사실 미국 다른 도시나 지역이면 모를까, 뉴욕, 그 중에서도 맨해튼은

한국음식을 그리워하기에는 부적절한(?) 도시가 되어버렸다. 

먼저 이민 온 한국분들이 얼마나 기초를 잘 닦아놓았는지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타운에 가면 구할 수 없는 한국음식이 거의 없을 정도다.

 

 

심지어 뉴욕 맨해튼에서 강 하나만 건너면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라는 지역에 더 훌륭한

한국 식당들이 줄지어 있으니까 외국에 있다고 해서 한국음식을 그리워한다고

말하기엔 살짝 머쓱한 상황이 되버렸다. 게다가 이 한국음식들은 한국에서

먹던 음식들을 대충 흉내내거나 미국적인 맛으로 합의된 그런 어설픈 맛이 아니다.

정말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메뉴에 따라서는 대부분 한국에서 먹던 것들보다 훌륭한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그 음식들을 구해서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수반한다. 이건 당연히 기본이다!)

 

 

그런데, 초반에 적었던 그 질문, 한국에 오면 뭘 제일 먹고 싶냐는 말에 최근에 떠오른 음식이 딱 한 가지 있다. 

반전이라고하기엔 부족할 지 모르지만, 그건 바로 피자다. 뉴욕에서 피자를 먹고 싶다면 사먹으면 될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얘기하는 건 바로 한국식 피자다.

피자는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미국에서 또 한 번 미국화 된 게 틀림없다. 이탈리아 본토에서 먹었던 피자와는 또 다른

맛이 분명하니까. 한국에서만 살다가 미국 피자를 처음 먹었을 때 가장 다른 점은 굉장히 짜다는 것.

(이건 피자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먹는 대부분의 음식에 해당할 지도 모르겠다.)

입맛은 금방 현지화되는 법이니까 사실 이 짠 피자도 생각보다 금방 맛있어진다.

심지어 미국 뉴욕에서만 먹는 피자 맛도 꽤 괜찮다. 자주 먹기도 한다. 그런데...

 

넣을 수 있는 건 몽땅 넣은 것 같은 마치 막장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소재와 여러 장면을 보는 듯한 그런 피자...

 

가끔 먹고 싶어서 생각나는 그 달콤하고 부드러운, 온갖 재료를 몽땅 털어놓고

가장자리에 달콤한 고구마나 치즈로 또 한 번 마무리한 그런 한국식 피자는

아쉽게도 현재 이곳에서 찾을 수가 없다. 

 

 

뉴욕 플러싱, 또는 앞서 말한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에 피자마루라는

한국 피자 프랜차이즈가 있었는데 여기서 주문하는 피자는 정말 말 그대로

내가 원하는 피자 맛에 가장 부합하는 맛이었다. 그래서 살짝 멀리 있는 것을

감안해도 생각날 때마다 훌쩍 차타고 가서 픽업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경영난 때문이었는지, 내가 아는 이 유일한 두 곳의 피자 가게는 약 2년 전 갑자기 문을 닫고 말았다. 

 

 

구글이 내놓는 정보의 정확함이 얼마나 야속했는지 모른다.

갑자기 이 두 가게가 폐점한 것으로 나왔을 때의 충격과 서운함...

혹시나 해서 직접 가서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는 그 아쉬움이 더 커지기도 했다. 

 

 

결론은, 그래서 가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음식 나오는 예능은 어찌나도 많은지...)

다른 음식도 아니고 피자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 먹고싶다. 라는 말이 나오고 만다. 

 

 

실제로 한국에 가면 도미노나 핏자헛, 그리고 이름을 모두 기억할 수 없는

동네 피자들을 몽땅 시켜먹는다. 미국에서 왔으니까 그동안 못 먹었던 한국음식을 그리워할 거라는

건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편견까지는 아니어도 이제 당연한 말은 아닌 게 된 것이다. 

 

 

다음에 한국에 가게 되는 게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마도 다음에 또 한국에 가면

여러가지 피자를 먹고 올 것이다.

 

 

** 한국에서 그나마 제대로 먹을 수 있어서 여기서는 아예 포기한 음식도 한 가지 있다. 

바로 곱창. 하지만 맘만 먹으면 여기서도 곱창을 먹을 수 있다.

피자만큼 그립지는 않지만 한국에 가면 반드시 제대로 먹고 오는 음식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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