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약간 센 척만 하고 캐릭터가 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드디어 터졌다. 부혜령의 싸늘한 눈빛이 화면을 뚫고 나와서 소름 끼쳤다.
다른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 드라마는 왠지 제목부터 손발 오그라들어서 언급하기 부끄러운 뭔가가 있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이라니. 초등학생도 아니고 유치원생 정도는 돼야 쓸만한 제목인데,
이게 제목이라니. 등장인물들 이름도 들을 때마다 미칠 것 같다. 사피영, 부혜령, 아미, 남가빈, 판사현... 아니, 이름이 왜 죄다...
이 드라마도 벌써 2시즌을 맞이하면서 거의 비공식적으로 펜트하우스와 맞먹는 국민 막장드라마로 등극했다.
언젠가부터 나는 펜트하우스는 버리고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고 말았는데, 아무리 막장이어도
같은 막장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펜트하우스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갖다붙이면서 초조하게 진행되는 판타지라면 (진짜 작작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온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노련미와 소소한 설정으로 매 순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정통적인 막장 드마라의 플롯을 뽐낸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의 작가는 피비. (아놔. 진짜 작가도 이름부터 부끄럽게 만드네.)
하지만 이 피비는 절대로 신예작가도 아니고 얼굴을 감춘 미스테리 작가도 아니다.
피비의 실체는 우리가 이미 잘 아는 임성한... 이분은 정말 임순옥과는 또 다른 막장의 여왕이다.
인어아가씨 외에는 이 작가의 드라마를 딱히 관심 가지고 본 적이 없는데 이미 연기력이 인정된 중고신인이나 쌩판(?) 신인을 캐스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번에 처음 듣는 부혜령 역의 배우도 이런 공식을 철저히 따른 케이스라고 하는데,
1시즌부터 지금까지 그냥 살짝 뭔가 부족한 게 아닌지, 이번에는 작가의 캐스팅도 살짝 빗나간 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이 배우의 포텐셜이 터진 것이다. 싸늘한 눈빛으로 시아버지, 시어머니, 남편, 그리고 상간녀...를
째려보는 모습 정말 소름 끼쳤다. 괜히 악역으로 그려지는 분위기지만 입장 바꾸면 이해가 될 만한 상황이기도 하다.
(지금 왜 내가 이 막장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족들의 심정에 공감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주말마다 두 번 씩 찾아오는 이 소름끼치는 막장드라마, 오늘 확실히 내 마음 속 1위 대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내일 방송 기다리고 있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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