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서울에 갔는데 숙소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본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말았다. 전원일기 나를 비롯한 거의 모든 한국 사람들(최소한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까지는 모두 해당하겠다)의 뇌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민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화질도 낮고 세트도 엉성해보이는데 케이블 채널에서 보여주는 전원일기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바람에 한동안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그대로 볼 수 밖에 없었다. 신기한 건 본방송 당시 가족들과 TV 앞에 앉아서 봤던 에피소드나 세부사항들이 기억났다는 거다. 그렇게 오래된 내용들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니. 원래 예전에 듣거나 보던 음악이나 영화를 다시 접하면 그 당시에 본인이 뭘 했고 어떤 상황이었는지 어렴풋이 깨닫고 그 익숙하고 편안함..